` Black Sheep Wall :: Black Sheep Wall!

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

내 안의 움찔거리는 그게 뭔지는 몰라도 적어도 더 이상 삼키지 않고 악을 쓰듯 노랠 부른다

ㅠㅠ



끝없이 날이 서 있던

어릴 적 나의 소원은

내 몸에 돋은 가시들 털어내고



뭐든 다 괜찮아지는

어른이 빨리 되는 것

모든 걸 안을 수 있고 혼자도 그럭저럭 괜찮은


그런 나이가 되면

불쑥 짐을 꾸려 세상 끝 어디로 떠나려 했지


사람을 떠나보내고

시간을 떠나보내고

그렇게 걷다 보면 언젠가

홀가분해질 줄 알았네


그래도 되는 나이가

어느덧 훌쩍 지나고

웬만한 일엔 꿈쩍도 않을 수 있게 돼버렸지만


무난한 하루의 끝에

문득 그리워진 뾰족했던 나

그 반짝임이


사람을 떠나보내고

시간을 떠나보내고

그렇게 걷다 보니 이제야

나를 마주 보게 되었네


울어 본 적이 언젠가

분노한 적이 언제였었던가

살아 있다는 느낌에

벅차올랐던 게 언젠가


둥글게 되지 말라고

울퉁불퉁했던 나를 사랑했던 너만큼이나

어쩌면 나도 그랬을까


울어 본 적이 언젠가

분노한 적이 언젠가

살아 있다는 느낌 가득히

벅차올랐던 게 언젠가


내 안의 움찔거리는

그게 뭔지는 몰라도 적어도

더 이상 삼키지 않고

악을 쓰듯 노랠 부른다

a day in the lifetime at 2018. 9. 14. 00:40